"또 하나, 내가 공부한 것을 나누고자 하는 이유는 나의 '망각 능력'이 경악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근래에, 나와 공부를 계속해온 분들과 함께 단테의 [신곡]을 꼼꼼히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전에도 두 번 읽었고, 이번이 세번째였다. 한데 놀라운 것은 굉장히 중요한 내용들을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비극의비밀 http://www.yes24.com/24/goods/8947985
희랍 비극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고전'이라고 불리는, 옛 시대의 뛰어난 작품군에 속한다. 사람마다 자기 나름대로 고전에 대한 개념을 세워 갖고 있겠지만, 정리하는 의미에서 먼저 고전이 지닌 가치와 그것을 읽는 이유, 읽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방금 말했다시피 고전은 대체로 발표된 지 시간이 꽤 지난, 옛 시대의 뛰어난 작품들로,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글이다. 이런 고전 작품들은 창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새 작품을 짜는 데 모범이 되어주고, 남의 작품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는 판단의 기준이 되어준다. 한편 일반인의 입장에서 고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통의 기반이 되어준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통으로 알고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고전은 소통을 위한 공동 재산이다. '소통'이라면 대개 동시대인 사이의 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과거와의 소통도 있다. 우리는 옛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과 소통한다. 한데 이 소통을 위해서는 그 옛사람들이 알고 있던 것을 알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그 전 시대 작품이기 쉽고, 이런 식으로 우리는 저 위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고전'이란 말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부담스럽다. 이 단어가 대개의 독자에게 뜻하는 것은 '꼭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작품'이거나, '시작은 했지만 마치지 못한 미완의 프로젝트'거나, 아니면 '겨우 다 읽기는 했지만 왜 좋은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 작품'이기 쉽다. 내가 보기에 보통의 독자는 99퍼센트 이상 이 세 부류의 어딘가에 속한다. 그런데 특히 세번째 부류에 속한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대체로 독서 경력이 길고, 자신의 문학적 감수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적어도) 약간의 지적 허영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이런 태도를 부추긴다. 뭔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 대단히 부끄러운 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좋다는 작품을 읽고 나서 전혀 좋은 점을 느끼지 못해도, 내놓고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설사 그 사실을 공개한다 해도 어디서 무슨 도움이 오는 것도 아니다.
나의 의도는,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꿔보자는 것이다. 머뭇거리는 사람에겐 출발이 필요한 몇 가지 지침을 주고, 시작한 사람에게는 도중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넘어설지 가르쳐주고, 전체를 읽고도 좋은 점이 무엇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른 이들이 어떤 것을 좋은 점으로 꼽는지 가리켜 보이는 일이다.
11-13
희랍 비극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고전'이라고 불리는, 옛 시대의 뛰어난 작품군에 속한다. 사람마다 자기 나름대로 고전에 대한 개념을 세워 갖고 있겠지만, 정리하는 의미에서 먼저 고전이 지닌 가치와 그것을 읽는 이유, 읽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방금 말했다시피 고전은 대체로 발표된 지 시간이 꽤 지난, 옛 시대의 뛰어난 작품들로,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글이다. 이런 고전 작품들은 창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새 작품을 짜는 데 모범이 되어주고, 남의 작품을 평가하는 사람들에게는 판단의 기준이 되어준다. 한편 일반인의 입장에서 고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통의 기반이 되어준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통으로 알고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고전은 소통을 위한 공동 재산이다. '소통'이라면 대개 동시대인 사이의 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과거와의 소통도 있다. 우리는 옛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과 소통한다. 한데 이 소통을 위해서는 그 옛사람들이 알고 있던 것을 알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그 전 시대 작품이기 쉽고, 이런 식으로 우리는 저 위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고전'이란 말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부담스럽다. 이 단어가 대개의 독자에게 뜻하는 것은 '꼭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작품'이거나, '시작은 했지만 마치지 못한 미완의 프로젝트'거나, 아니면 '겨우 다 읽기는 했지만 왜 좋은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 작품'이기 쉽다. 내가 보기에 보통의 독자는 99퍼센트 이상 이 세 부류의 어딘가에 속한다. 그런데 특히 세번째 부류에 속한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대체로 독서 경력이 길고, 자신의 문학적 감수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적어도) 약간의 지적 허영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이런 태도를 부추긴다. 뭔가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이 대단히 부끄러운 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좋다는 작품을 읽고 나서 전혀 좋은 점을 느끼지 못해도, 내놓고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다. 설사 그 사실을 공개한다 해도 어디서 무슨 도움이 오는 것도 아니다.
나의 의도는,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꿔보자는 것이다. 머뭇거리는 사람에겐 출발이 필요한 몇 가지 지침을 주고, 시작한 사람에게는 도중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넘어설지 가르쳐주고, 전체를 읽고도 좋은 점이 무엇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른 이들이 어떤 것을 좋은 점으로 꼽는지 가리켜 보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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