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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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에도 있는지 모르지만 대구에는 운불련(운전자불자연합회) 또는 카톨릭 운전자회니 하는 이름을 차체에 택시회사 상호만하게 인쇄해서 다니는 택시가 있는데, 어쩌다 이런 택시를 타게 되면 "오늘은 조용히 가야지" 하고 결심을 하면서도 한마디하게 된다. "도대체 이건 누구의 뜻인가요?" 종교인은 자신의 행동으로 자기가 믿는 신의 가르침을 나타내야 한다. 아주 모범적인 시민이 알고보니 불자로 밝혀지거나 카톨리커로 밝혀졌을 때 이웃은 그와 종교가 달라도, 그 종교를 편견 없이 이해하게 된다. 예수님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던 것은 인간들에게 신앙의 가장 바람직한 태도를 일깨워 주신 것이지 단순히 자선의 원칙으로 새겨서는 안 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하는 신앙적 모범도 보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기 신앙을 떠벌리고 다니면, 종교가 다른 상대방으로 하여금 경각심만 살 뿐이다. 행여 자신의 종교를 떠벌린 상태에서 위대한 모범을 보였다 하더라도 불신자에게는 "인위적인 가식"으로 보인다. 한국은 전 세계의 어느 국가도 한꺼번에 갖고 있지 않은 극한 대립항을 세 개씩이나 껴안고 그 일로부터 숱한 고통을 겪었다. 공산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이념 대립, 전라도와 경상도로 압축되는 지역 갈등,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계급 투쟁. 지구상의 어떤 연구소에는 핵전쟁의 카운트다운을 재는 시계를 운용하여 가끔씩 그 위험도를 발표하는데, 우리나라에 종교 분쟁의 시침을 읽는 시계가 있다면, 오늘은 몇 시일까?
장정일, 생각, 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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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1. 나는 운불련 택시에는 아무런 감정이 안 생기지만,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십자가 목걸이는 보기 싫은 편이다.
덧2. 똑같은 경구라도 해석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뜻은 전혀 달라진다. 신의 말씀이 적혀있다는 성경도 해석을 거치지 않을 수 없기에 '이현령비현령'의 우를 범하기 쉽다.
덧3. '알고 행하는 것'은 '까다로워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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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에도 있는지 모르지만 대구에는 운불련(운전자불자연합회) 또는 카톨릭 운전자회니 하는 이름을 차체에 택시회사 상호만하게 인쇄해서 다니는 택시가 있는데, 어쩌다 이런 택시를 타게 되면 "오늘은 조용히 가야지" 하고 결심을 하면서도 한마디하게 된다. "도대체 이건 누구의 뜻인가요?" 종교인은 자신의 행동으로 자기가 믿는 신의 가르침을 나타내야 한다. 아주 모범적인 시민이 알고보니 불자로 밝혀지거나 카톨리커로 밝혀졌을 때 이웃은 그와 종교가 달라도, 그 종교를 편견 없이 이해하게 된다. 예수님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던 것은 인간들에게 신앙의 가장 바람직한 태도를 일깨워 주신 것이지 단순히 자선의 원칙으로 새겨서는 안 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하는 신앙적 모범도 보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기 신앙을 떠벌리고 다니면, 종교가 다른 상대방으로 하여금 경각심만 살 뿐이다. 행여 자신의 종교를 떠벌린 상태에서 위대한 모범을 보였다 하더라도 불신자에게는 "인위적인 가식"으로 보인다. 한국은 전 세계의 어느 국가도 한꺼번에 갖고 있지 않은 극한 대립항을 세 개씩이나 껴안고 그 일로부터 숱한 고통을 겪었다. 공산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이념 대립, 전라도와 경상도로 압축되는 지역 갈등,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계급 투쟁. 지구상의 어떤 연구소에는 핵전쟁의 카운트다운을 재는 시계를 운용하여 가끔씩 그 위험도를 발표하는데, 우리나라에 종교 분쟁의 시침을 읽는 시계가 있다면, 오늘은 몇 시일까?
장정일, 생각, 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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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1. 나는 운불련 택시에는 아무런 감정이 안 생기지만,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십자가 목걸이는 보기 싫은 편이다.
덧2. 똑같은 경구라도 해석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뜻은 전혀 달라진다. 신의 말씀이 적혀있다는 성경도 해석을 거치지 않을 수 없기에 '이현령비현령'의 우를 범하기 쉽다.
덧3. '알고 행하는 것'은 '까다로워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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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다시다 2005/11/23 23:35 # 답글
휘성이 어떤 가요 대상을 받고 '하늘에 계신 조상님'이라고 했을 때 굉장히 신선했어요. 그러게 아버지보다 더 윗분을 찾아서 그런지 ^^;
스피노자 2005/11/24 20:34 # 답글
[다시다님] '하늘에 계신 조상님'은 기독교와 유교의 조합인가 보군요 ^;
mechuri 2011/03/08 11:26 # 삭제 답글
택시에 종교의 이름이 필요한 이유는 난립하는 택시범죄들 때문이죠 실제 밤늦은 시각이나 외진곳으로 가는 택시를 타야하는 여성입장에선 운불련 택시는 최소한 어느정도는 안전하리란 신뢰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