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책에 관해/읽고싶은책

이 책은 정말 좋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라 그런지, 하나님의 존재를 대전제로 깔아놓고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책은 읽으려고 노력해 봐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좋다. 일단 끝까지 읽을 수 있었고, 비유를 통한 설명이 머리에 쏙쏙 들어올 만큼 쉽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기독교와 그리스도인에 대한 핵심적인 사항을 비신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실제로, 이 책을 읽고 기독교인의 행동 이면에 깔려있는 생각들이 이런 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음을 느꼈고, 그동안 인정치 않았던 하나님의 존재마저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처음 며칠 간 이 책의 놀라운 설명능력에 감복했었지만, 이 책을 다 읽을 즈음에는 평상심의 상태로 돌아갔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믿는 과정에서도 많은 유혹과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임을 강조하는) 저자의 진심어린 주장은 윤리적 인격의 도야와 그리스도인의 인격의 도야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저자는 여러 가지 비유로 거기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말했으나, 내가 아직 모자라서 그런지, 한번 밖에 읽어보지 않아서인지, 두 가지가 어려운 일이긴 마찬가지로 느껴졌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은 소득은 두 가지인 것 같다. 나는(혹은 책을 읽는 사람은) 귀가 얇다는 것과 겸손해야겠다는 것. 나는 <눈먼 시계공>같은 진화론을 옹호하는 책을 읽고 '음 신이 있다면 눈먼 시계공일 거야' 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순전한 기독교>를 읽으면서 하나님이 정말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경험에서,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내 생각은 내가 읽은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은 잠정적으로 옳을 뿐이라는 점에서 겸손하게 타인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소장해서 여러 번 읽어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덧글

  • 홍망 2005/05/25 03:53 #

    님의 생각을 들으니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고의 과정을 거치는가를 대충은 알수 있을 듯 하네요.
  • 오데뜨 2005/05/25 11:05 #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훌륭해요.. 그런 노력, 잘 안하는 것 같아요.전. 이 책, 저 같은 진골 기독교인들은 오히려 안 읽는 편이죠. ㅋㅋ 읽어보고 싶네요.
  • 스피노자 2005/05/25 11:27 #

    [홍망님]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독실한 기독교인 친구와 논쟁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 친구의 논리 이면에 이런 생각들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이지요. 다시 읽어보면 좋을 거 같더군요

  • 스피노자 2005/05/25 11:34 #

    [오데뜨님] 저의 진골 기독교인 친구도 이 책을 소장하고 있지만, 읽지는 않았다 하더군요. 저자가 독자로 삼은 대상은 비신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읽지 않으셔도 상관없겠습니다만, 진골 기독교인에게도 반성할 만한 꺼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읽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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